잡소리 정복기

왜 기획자는 개발자와 싸우게 되는가? – 노베이스 문과 기획자가 일하는법

문노베 2025. 4. 17.

왜 기획자는 개발자와 싸우게 되는가? – 노베이스 문과 기획자가 일하는법

"이거 되게 간단한 거잖아요!"라고 말한 순간, 개발자의 표정이 굳었다.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그땐 몰랐다.

 

왜 기획자는 개발자와 싸우게 되는가? – 협업의 벽을 마주한 순간

 

안녕하세요, 문노베입니다. 기획자와 개발자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꼬이는 건 어쩌면 '업계 전통' 같은 느낌이죠.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하지?’ 싶은 순간들, 솔직히 셀 수 없이 많았거든요.

 

이 글은 제가 실제로 겪었던 그런 상황들, 그리고 왜 그런 일이 반복됐는지를 차근히 풀어보는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기획자와 개발자가 더 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려고 해요. 처음부터 어렵고 거창하게 가지 않을게요.

 

우리, “왜 이렇게 자꾸 부딪히게 되는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봅시다.

기획자와 개발자, 생각의 시작점이 다르다

기획자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서 출발하고, 개발자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 차이가 갈등으로 번질 때가 너무 많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기획자는 사용자의 흐름을 그리면서 "여기 버튼 하나만 추가하면 되겠는데요?"라고 쉽게 말하지만, 개발자는 머릿속으로 이미 수십 개의 데이터 흐름, API 연동, UI 변화, QA 작업량까지 계산 중이죠.

 

같은 화면을 보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 그걸 인식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간단한데요?”의 진짜 위험성

"그거 버튼 하나만 넣으면 되는 거잖아요?" 이 말, 기획자가 무심코 던진 말 중 가장 많은 전쟁을 일으킨 문장일지도 몰라요.

 

이 한 마디에는 기획자의 압박감, 일정 단축 욕심, 뭔가 '쉽게 될 것 같은' 착각이 담겨 있거든요.

 

그런데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게 '기술적 난이도'를 무시당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요.

기획자 입장 개발자 입장
버튼 하나 추가하는 건 금방 될 것 같음 UI 변경 + API 설계 + QA 테스트까지 고려
기능 요청의 난이도를 판단하기 어려움 요청 방식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혼선 발생
개발 프로세스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함 '그게 왜 오래 걸리는지' 설명이 필요함

이런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라는 말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협업은 삐걱거리기 시작하죠.

 

반응형

기획언어와 개발언어는 다르다

기획자는 사용성과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자는 구조와 안정성에 집중합니다.

 

이건 단순한 관심사 차이뿐 아니라,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다는 걸 의미해요.

 

같은 말을 해도 서로 다르게 해석하게 되는 거죠. 아래 리스트를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다른 단어를 쓰고 있는지 한 번 확인해볼까요?

  • 기획자: “여기서 뒤로 가기 누르면 돼요” → 개발자: “history.back()? 이전 상태 캐시 있나?”
  • 기획자: “이건 그냥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하면 돼요” → 개발자: “데이터 구조는 동일한가요?”
  • 기획자: “유저가 클릭했을 때 반응만 있으면 돼요” → 개발자: “그 반응은 API 호출인가요? 프론트에서만 처리하나요?”

이렇듯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 결국은 같은 문장을 듣고도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됩니다.

 

협업의 첫 걸음은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것일지도 몰라요.

갈등이 반복되는 3가지 패턴

기획자와 개발자의 갈등은 한두 번의 오해로 생기는 게 아니에요. 놀랍게도,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죠.

 

실무에서 자주 마주치는 3가지 상황을 정리해봤어요.

  • 패턴 1. 일정 맞추기에 급급한 기획자 vs 기술적 현실에 집중하는 개발자
    기획자는 “릴리즈 날짜가 코앞이에요”를 외치고, 개발자는 “그 기능은 구조를 바꿔야 돼요”라고 말합니다.
    결국 서로에게 무리한 요구로 들릴 수 있어요.

  • 패턴 2. 말이 없다고 일도 없는 게 아닌데, 침묵이 불안한 기획자
    개발자는 깊게 고민 중인데, 기획자는 “이거 아직 안 보고 계신 거죠?”라고 묻습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키우는 순간이죠.

  • 패턴 3. QA 단계에서만 드러나는 불일치
    “이건 기획서에 없었어요!” “UI 시안엔 이게 없었는데요?” 최종 결과물에서야 발견되는 차이는, 처음부터 맥락을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이 3가지 패턴은 단순한 성격 차이가 아니에요.

 

서로 다른 사고방식과 정보 공유의 방식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예요. 패턴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협업의 질은 확 달라집니다.

실제 사례: '말 한마디'가 협업을 망치는 순간

제가 겪었던 실제 상황 하나를 공유해볼게요.

 

당시 저는 "여기 그냥 리스트 복사 붙여넣기 해주세요"라는 요구를 슬랙으로 보냈고, 개발자는 “데이터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라고 단호하게 답했어요.

 

근데 사실 그 말엔 이런 함의가 있었던 거죠:

내가 한 말 개발자의 해석
“리스트만 복사해 주세요” 같은 데이터 소스를 쓰는 줄 아는구나... 새로운 테이블 생성도 고려 안 했네.
“UX는 그대로 유지해주세요” 레이아웃은 유지하면서 기능만 바꾸라는 거네? 프론트만 바꾸면 되는 줄 알겠지.
“되던 기능이니까 금방 되겠죠?” 레거시 코드 뜯어봐야 하고, 예외처리 다르게 해야 하는 건 모르겠지...

이 사례처럼 말 한마디에 숨어 있는 맥락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협업은 결국 오해로 이어집니다.

 

기획자는 말한 대로 전달했다고 생각하고, 개발자는 말하지 않은 맥락을 파악하느라 지칩니다.

우리가 처음에 놓친 단 한 가지

기획자와 개발자의 협업에서 처음에 놓치는 건 기술도, 일정도 아니에요. 바로 ‘서로의 배경과 언어’입니다.

 

이걸 이해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협업 툴과 프로세스를 써도 결국 갈등은 반복됩니다.

  • 개발자는 구현 가능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요.
  • 기획자는 유저 경험과 사용 흐름을 먼저 고려하죠.
  • 이 둘을 잇는 건, ‘서로의 언어를 통역해주는 감각’입니다.

문노베가 앞으로 다룰 시리즈는 이 '통역력'을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우리는 이제 막, 진짜 협업의 출발선에 섰습니다.

문노베의 협업 FAQ – 진짜 궁금한 이야기

“왜 기획자와 개발자는 자꾸 싸울까요?”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기획자는 사용자 중심 사고, 개발자는 시스템 중심 사고에서 출발하죠.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사소한 요청도 갈등이 됩니다.

“요구사항 정리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정리된 요구사항보다 중요한 건 ‘맥락’이에요. 어떤 의도인지, 왜 그렇게 정리했는지 설명하지 않으면 결국 같은 말도 다르게 이해돼요.

“개발자는 왜 이렇게 디테일에 민감하죠?”

기획자의 말 한 줄이 수십 줄의 코드, 수많은 테스트로 이어지니까요. 디테일은 단순한 깐깐함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지키는 무기예요.

“슬랙으로 간단히 요청하면 안 돼요?”

슬랙은 빠른 소통엔 좋지만, 문서화된 정보가 아니면 공유가 어렵죠. 특히 개발 요청은 기록이 전부인 환경에선 말보다 ‘근거’가 더 중요해요.

“이건 그냥 되는 거 아니에요?”가 왜 위험하죠?

“그냥”이라는 말에는 상대의 작업량과 복잡성을 깎아내리는 뉘앙스가 담겨 있어요. 말의 가벼움이 관계의 무게를 만든다는 걸 기억해요.

“그럼 어떻게 하면 잘 협업할 수 있죠?”

먼저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그리고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다음 글부터 그 방법을 하나씩 풀어볼게요!

 

 

오늘도 우리는 협업의 언덕을 넘고 있어요. 갈등은 결국, 더 나은 협업을 위한 디버깅의 일부라는 걸 조금씩 배워가는 중입니다.

 

기획자와 개발자 사이에 놓인 벽은 생각보다 단단하지만, 아주 작고 사소한 이해에서 무너지기도 하더라고요.

 

이 시리즈는 그 첫 번째 금을 내려는 시도예요.

 

혹시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 있으신가요? 혹은 “나는 이렇게 해결했어요” 같은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꼭 공유해주세요.

 

우리는 모두, 더 좋은 팀워크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중이니까요.

 

2025.03.19 - [AI 정복기/Python - 혼자할 수 있을까?] - 노베이스 비전공자들에게 파이썬이 희망인 이유

 

노베이스 비전공자들에게 파이썬이 희망인 이유

노베이스 비전공자들에게 파이썬이 희망인 이유"코딩? 그거 이과 전공자들이나 하는 거 아냐?" 파이썬을 배우면서 알게 된 사실, 문과생들에게도 이건 엄청난 무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nobe-moon.tistory.com

 

반응형

댓글